Wednesday, 20 March 2013

인터넷의 등장

인터넷의 등장, 링크(Linked), 바라바시, 동아시아, 2002, pp. 237 - 264.



1950년대 배런은 핵공격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의 취약성이 중앙집중형 위상구조에 있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분산형 네트워크 시스템, 즉 인터넷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이는 기존 통신 사업체들의 이권 문제와 결부해 일찍 실현되지 못하였다.

1960년경 ARPA 책임자인 밥 테일러는 전국 각지에 나누어진 대 여섯 대의 컴퓨터들 사이에 정보교환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것들을 연결시키기로 했다. 이 계획은 비슷한 목적을 갖고 연구를 해오던 학자의 성과와 맞물려 인터넷이라고 부르는 네트워크를 탄생시키게 된다.

인터넷의 기본 원리는 당초 배런이 생각했던 것과 같지만 공격을 막으려는 의도와는 반대로 통제를 벗어나 자체의 생명력을 가지고 스스로 발전했다.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사회, 윤리, 경제적 요소 등이 함께 맞물려 자라나는 인터넷의 구조는 생태계에 가깝다.

이러한 점은 인터넷의 성장과 구조에 대한 세부지도를 만드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더 나은 도구와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잠재적인 문제 파악을 위해서는 그것의 위상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파루소소 형제들은 인터넷 위상구조의 멱함수 법칙을 통해 다양한 물리적 회선으로 연결된 라우터들의 집합체인 인터넷이 척도 없는 네트워크라는 점을 증명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컴퓨터와 기타 장치들로 구성된 하나의 노드가 다른 노드와 연결되면서 인터넷은 점점 커져갔다. 각 컴퓨터가 특정 노드에 연결하는 방식에는 선호적 연결 경향이 있다. 연결선 수가 더 많은 접속 노드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갖고 연결한다는 것. 그 결과 많은 링크를 가진 노드들이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로 링크의 수를 늘려나간다는 것.

인터넷은 성장, 선호적 연결뿐만 아니라 거리(절대적이진 않지만), 프랙탈 구조(세부구조가 전체구조를 반복하는) 등이 서로 얽혀 상호작용하면서 발전한다. 이들 요소들이 공존하면서 미묘하게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인터넷의 척도 없는 위상구조가 그대로 유지된다. 그러나 이 힘의 균형이야말로 인터넷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중심적인 하나가 무너지면 구조가 붕괴되는 위험을 갖고 있으므로)
그 위험의 예 중 하나가 MAI네트워크 서비스가 1997년 라우팅 테이블을 업데이트 하는 과정에 일어난 사건이다. 그러나 정작 인터넷이 가진 위험은 실수로 일어난 국지적인 사고가 아니라 불순한 생각을 가진 국가나 집단이 행하는 고의적인 공격이다. 이런 경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인터넷의 위상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생 컴퓨팅 개념을 통한 일련의 실험은 유휴 컴퓨터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다른 컴퓨터들로 하여금 의도대로 어떤 계산 작업을 수행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이는 인터넷의 무한한 가능성과 더불어 이것의 취약성, 그리고 이것이 야기할 수 있는 윤리적이고 법적인 다양한 문제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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