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환, 영상문화, 생각의 나무, 2000, pp. 110 - 135
‘디지털존재’의 존재론적 의미는 무엇일까?
디지털 존재의 사물적 총체성
디지털존재는 물리적 사물과는 다르지만 여러 가지 ‘사물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하이데거가 열거한 지속성, 실체성, 외연성 등.
도구로서의 디지털존재
컴퓨터의 도구로서 편리성은 디지털존재의 사용을 통해 드러난다.
개별도구의 유용성이 유용한 사물들의 총체성의 맥락에 의해서 결정되듯이 디지털 존재의 도구성과 유용성 역시 디지털존재적 도구들의 전체성을 바탕으로 해서만 나타난다.
개별적 웹사이트와 그것을 이루는 디지털존재들은 하나의 총합으로서, 하나의 세계로서 편의성을 제공한다. 웹은 하나의 현존재가 다른 현존재들과 함께 교류하고 거주할 수 있는 존재론적 의미에서의 세계이다.
디지털존재의 시공간적 조건
디지털존재는 물리적 사물의 여러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물리적 사물은 아니다.
디지털존재는 객관적인 세계-시간 내에서의 지속성과 세계-공간 내에서의 위치성을 지니지 못하기 때문이다.
디지털존재는 동시에 여러 곳에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위치성을 갖지 않는다. 이는 어디에나 있으면서 동시에 어디에도 없다.
디지털존재에서는 시점기록가능성이 불가능하다. 컴퓨터 파일이 만들어진 날짜는 변경 가능한 하나의 메모에 불과할 뿐이지 그 자체의 시간성이나 역사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자아, 타자, 그리고 인터넷 상에서의 상호작용
인터넷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곧 타자와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사이버-시공간에 있다는 것은 곧 타자와 함께 존재한다는 뜻이며 세계 속에 존재한다는 뜻이다.
월드 와이드 웹 안의 존재로서의 현존재
인터넷상의 디지털 존재는 세계-내적-존재로서의 현존재에 직결되어 있다.
웹은 외재적인 어떤 것이 아니다. 디지털존재로서의 웹 사이트들은 여기에 실존하는 현존재와도 같은 것이다. 웹은 그것을 통해 우리가 세계를 관리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디지털존재의 생산, 복제, 교환, 소비가 일어나는 월드 와이드 웹은 현존재로서의 인간 존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다. 웹은 시공간의 제한을 넘어 현존재로 하여금 타자와 서로 어울려 함께 존재할 수 있기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하며 타자와 함께 존재하기의 새로운 방식이며 나아가 웹은 현존재의 존재론적 의미에서의 세계의 일부를 구성하며 또 그 세계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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